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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가 넘쳐나는 텍사스는 왜 한파 피해를 심각하게 입고 있을까?

kr.kr 2021. 2. 19.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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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한파를 때려맞은 건 텍사스 말고 다른 주들도 마찬가지인데
유독 텍사스만 피해가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거기에는 사실은 아주 명확한 이유가 있는데..


텍사스는 미국 내에서도 에너지가 넘쳐나는 곳입니다.

예전부터 석유가 펑펑 쏟아져 나오던 곳이고, 그 덕에 천연가스도 풍부하게 생산됩니다.
풍력, 태양열 발전에도 최적의 환경을 갖고 있죠.

따라서 전력이 부족할 일이 없는 동네입니다.

그러다보니 이기적인 생각을 품게 됩니다.

펑펑 생산되는 저렴한 에너지를 다른 주들과 나눠쓰기 싫다는 것이었죠.

에너지 그리드가 건설될 당시, 텍사스는 다른 주들과 연결하는 것을 거부합니다.

현재 미국은 크게 3개의 그룹으로 에너지 그리드가 묶여있고 오직 3곳만 독자적으로 분리되어있습니다.

그 3곳이란 바로 북동부, 알라스카 그리고 텍사스입니다.


알라스카는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있으니 이해가 된다고 치고,
텍사스가 분리되어있다는 건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텍사스 주는 순전히 정치적인 이유로 자신들의 전력 공급망을 다른 주들과 분리하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에너지 그리드에서 따로 떨어져 있다는 것은 비상 사태가 발생했을 때도
순전히 문제를 혼자 해결해야 한다는 의미가 됩니다.

거기에 더해 텍사스 주는 사태를 악화시킬 조치를 한가지 더 취합니다.

바로 에너지 민영화죠.

텍사스는 민영화를 일찍부터 광범위하게 실시한 곳 중 하나이며
거의 대부분의 전력 공급을 사설업체에 맡겨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간산업을 민영화할 때 대부분의 이유는 효율성 재고입니다.
효율성을 달성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쓸데없는 지출을 없애는 겁니다.
그런데, 그 쓸데없는 지출이 사실은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투자인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예를 들어 비정상적으로 기온이 내려갈 때도 터빈이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 같은 것들 말이죠.

텍사스 에너지 생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천연가스입니다.
가스 화력 발전소의 전력 생산량은 전체 47%로 다른 방식을 모두 압도하는 비중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천연가스는 기온이 너무 낮게 떨어지면 빙결하면서 정상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번이 바로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민영화된 전력 회사들은 평균 기온을 근거로 한파에 대비하기 위한 예산을 모조리 삭감
예상 범위 바깥의 낮은 기온에 전혀 대비가 되어있지 않았고,  
역대급 한파가 밀어닥치자 천연가스 빙결 가스 화력발전소의 전력공급이 중단됩니다.

그리고 유래없는 전력 공급 중단사태가 벌어집니다.

설령 한 지역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전력을 다른 곳에서 끌어올 수 있다면 괜찮았을 겁니다.

그러나 텍사스는 미국 내에서 대규모 전력 그리드에 연결되어 있지 않은 몇 안되는 지역 중 하나입니다.

에너지를 빌려올 수가 없습니다.

결국 미국,
아니 전 세계에서도 가장 에너지가 풍족한 곳의 주민들은 한파의 와중에
엎친데 덮친 격으로 대대적인 정전사태를 맞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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