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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멤버십 사용기 본문

IT

유튜브 채널 멤버십 사용기

author.k 2020. 2. 5.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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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 채널 멤버십이 생긴 것을 다 아실 겁니다. 아프리카나 트위치같은 스트리밍 서비스에서는 진작에 있었던 기능입니다. 매월 자발적 구독료를 지급하는 것이, 스트리밍이 중심이 아닌 유튜브에는 잘 맞지 않는 기능일 수 있죠. BJ라는 캐릭터 중심으로 모이는 것이 아니라, 컨텐츠 중심으로 모이는 것이니까요.

 

몇몇 극우 유튜버들이 멤버십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보고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어느 유튜버는 개와 함께 구걸하는 썸네일을 내보이며 멤버십 가입을 요청합니다. 그 채널의 경우 매월 6만원인 실친 멤버십에 들면, 오프라인에서 만나 식사도 나누고 하는 모양입니다. 이게 얼마나 큰 수익이 되기에 저런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것일까. 

 

저도 멤버십을 열고 한달 지켜봤습니다. 제가 10만명 구독이니 위에서 말한 채널의 반 정도 규모입니다. 특정 정치 세력 비위 맞추는 컨텐츠는 없으니 충성도도 그렇게 높지 않을 겁니다. 한달 지나보니 멤버십 가입은 100명. 그중 매월 6만원은 3명입니다. 대략 매월 35만원 정도의 멤버십 수익이 생겼습니다. 큰 금액이라곤 할 순 없습니다. 가입률이 다른 채널에 비하면 낮은 편이겠지요. 

 

그러나, 저는 매월 6만원, 연간 72만원을 들여 누군가의 채널을 구독할 생각은 하지 못할 겁니다. 넷플릭스 프리미엄이 월 14,500원인데, 뭐 볼 것 있다고 유튜브 채널에 6만원을 들여 가입할까요. 구독은 소유하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죠. 어찌 빌린 일기장에 일기를 쓸 수 있단 말인가 생각하는 구시대적 사고를 합니다.

 

구독자 백 명에게 빚진 기분이 들었습니다. 좀 많이 빚진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런 것을 생각해 봤습니다. 유튜브 운영의 기본 자질은 무심함이죠. 그간 댓글 반응에 무심하게 네네 거리며 흘려 버렸지만, 유료 구독자가 불만을 표시하면 그렇게 반응할 수 있을까. 진보 언론사가 사고 치면, 구독 취소로 항의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죠. 

 

유튜브를 취미로 하다가, 어느새 부업이 되고, 또 어느 순간, 주업의 수익을 넘기 시작하면 해방감이 듭니다. 내가 옳다고 믿는 일만 하고, 하고 싶은 말만 하면서 먹고 살 수 있겠구나. 철 없는 소리입니다. 있을 수 없는 일이죠. 멤버십을 여는 순간, 지지를 확인 받으면서도, 타인의 기준을 배신할 수 없다는 것을 실체적으로 깨닫게 됩니다. 지금은 제 가치관이 타인의 기준에 부합하기 때문에 채널이 성장하겠지만, 어느 순간 저도 모르게 배신해서 민심 이반이 일어나기도 하겠죠. 대중은 오해도 잘 해서 나무위키에는 전혀 엉뚱한 내용이 적혀 갑니다. 해방감이 착각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매일매일 유튜브 스튜디오 분석 그래프를 쳐다보게 되겠죠.

 

멤버십 가입을 늘이기 위해 아둥바둥하는 유튜버들의 심리를 생각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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