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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이삭줍기가 시작됐다. 본문
지난 한 주에만 암호화폐 시가총액 2502억 달러(약 265조원)가 허공으로 사라졌다. 핀란드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과 맞먹는 규모다. 가장 극적인 순간은 금요일인 2일이었다. 암호화폐 대표인 비트코인 가격이 개당 7800달러 선까지 주저앉았다. 이날 사라진 암호화폐 시가총액만도 1000억 달러에 가까웠다. 최근 한달간 증발 규모는 4295억달러(약 455조원)에 달한다.
얼마 뒤 이삭줍기가 시작됐다. 비트코인 값이 8000달러를 회복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썰푸는 전문가의 말을 빌려 “지난해 하반기처럼 강한 반등과 추가 상승 에너지는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해 하반기 비트코인 등의 가격은 한 때 20% 넘게 추락하곤 했다. 하지만 곧 하루 이틀 새에 회복해 더 높이 날았다.
이번에는 달랐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12월18일 역대급 최고치(1만8674달러)에 이른 뒤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가끔 강하게 다시 튀어 오르기는 했다. 그 기세는 얼마 가지 못했다. 끝내 최고치보다 54% 정도 낮은 8500달러 선까지 미끄러졌다. 2008년 금융위기를 경고한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이날 “비트코인은 인류 역사상 가장 큰 버블이고 ‘모든 버블의 어머니’(Mother of All Bubble)”라며 “마침내 무너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포기(투매) 다음 단계는 일반적으로 낙담(좌절)이다. 이때 자산가격은 장기 적정가격 이하로 곤두박질한다.
지난주 역대급 추락의 방아쇠는 역사상 버블의 붕괴가 그랬듯이 이번에도 시장 내 일탈이었다. 미 금융감독 당국은 미 코인거래소 비트피넥스와 암호화폐 스타트업 테더가 ‘테더코인’을 마구 발행해 지난해 말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린 혐의를 잡고 조사에 뛰어들었다. 이는 일본 암호화폐 해킹·도난 사건과 맞물려 각국 정부 규제강화 가능성을 높였다. 실제 한국·중국·인도가 지난주 실명화, 거래금지 등의 조치를 내놓았다. 미국과 프랑스, 독일은 올 3월 주요 20개국(G20) 정상과 재무장관 회의에서 암호화폐 규제를 정식 안건으로 삼기로 했다. 이른바 미래 화폐를 자임하는 암호화폐 대한 ‘기존 화폐권력의 반격’이 본격화한 셈이다.
쥐랄발광 가격붕괴가 뚜렷해지면서 저점 논쟁도 촉발됐다. 비관론자는 비트코인이 개당 1000달러까지 추락한다고 주장했다. 낙관론자는 8000달러 선에서 반등한다고 내다봤다. 앨리스테어 밀네 영국 러프버러대 교수는 최근 “현재 암호화폐엔 비즈니스가 없다”고 지적했다. 꾸준한 순이익 흐름이 형성돼 있지 않다는 얘기다. 그는 “미래 가능성만에 의존해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주식 등이 폭락한 뒤 장기 적정가격에 수렴하는 현상을 이번 비트코인 추락에선 기대하기 어렵다. 시장 참여자의 심리에만 달렸다는 얘기다.
이제 관심은 암호화폐 기반인 블록체인 생명력이다. 썰푸는 루비니는 “블록체인이 개발된 지 10여년 동안 쓰임새는 코인 밖에 없었다”며 “블록체인도 수명이 다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에델먼파이낸셜서비스의 설립자인 릭 에델먼은 CNBC와 인터뷰에서 “블록체인은 미래 가치를 갖고 있다”며 “지금 그 생존력이 시험대에 올랐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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